부산 강서구 대저로의 ‘소보루’. 정치자금으로 결제된 이 가게의 기록을 펼치면, 5년 치 의원 결제 118건이 전부 단 한 사람에게서 나왔다. 다른 의원의 결제는 없다. 점유율 100%. 여기서 점유율은 한 의원의 최다 결제가 그 식당 전체 의원 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비싼 식당 순위가 아니라, 한 사람에게 얼마나 쏠렸는지를 보는 지표다.
한 사람의 118번
| 구분 | 값 |
|---|---|
| 한 의원의 결제 횟수 | 118회 |
| 이 가게 전체 의원 결제 | 118건 (의원 1명) |
| 점유율 | 100% |
| 누적 금액 | 약 203만 원 |
| 1회 단가 | 약 1.7만 원 |
한 번에 1만 원대다. 비싼 자리도, 대형 접대도 아니다. 고급 한정식의 큰 상이나 일식 코스가 아니라, 비교적 낮은 단가의 결제가 118장 쌓였다. 한두 번이면 우연이고 열 번이면 습관이지만, 118번이면 생활 반경이다. 그리고 이 가게의 의원 결제가 그 한 사람 말고는 한 건도 없다는 사실이 핵심이다. 단순히 많이 간 식당이 아니라, 의원 결제 전체가 한 사람에게 집중된 식당이다.
왜 ‘점유율’인가
우리는 새로운 잣대 하나를 데이터에 적용했다. 점유율 = 한 의원의 최다 결제 횟수 ÷ 그 식당의 전체 의원 결제 건수. 한 식당에 찍힌 모든 의원 결제 가운데, 가장 자주 온 한 사람이 차지하는 몫이다. 점유율이 낮으면 여러 의원이 나눠 쓴 장소이고, 점유율이 높으면 특정 한 사람에게 결제가 몰린 장소다. 같은 100건이라도, 100명이 한 번씩 온 식당과 한 명이 100번 온 식당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국회의원은 받은 정치자금의 씀씀이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회계보고하고, 그 지출내역은 공개된다. 그 안에는 간담회·식사 명목의 식대가 있다. 식대는 정치자금 전체에서 큰 비중은 아니지만, 기록이 많아 누가 어떤 장소를 반복해서 썼는지를 촘촘하게 남긴다. 점유율은 그 안에서 반복과 쏠림을 함께 보는 렌즈다.
한 사람에게 몰린 식당들
소보루만이 아니다. 점유율로 줄을 세우면, 특정 의원에게 결제가 거의 몰린 가게가 이어진다. 마포의 한식집 수라간은 한 의원이 158번을 결제해 점유율 99.4%를 기록했다. 159건 중 158건이 한 사람이다. 중구의 해장국집 강가는 160번, 점유율 95.8%다. 1회 단가가 15만~17만 원대인 이 두 곳은 소보루와 성격이 다르다. 낮은 단가의 반복 식사부터 회의·접대를 겸했을 가능성이 큰 식사까지, 서로 다른 형태의 반복이 같은 점유율 지표 위에 놓인다.
높은 점유율 사례는 한두 곳에 그치지 않는다. 결제가 10건 이상이면서 점유율이 99%를 넘는 식당이 89곳, 20건 이상이면서 90%를 넘는 식당이 35곳이다. 화성의 카페 알루도(74회), 양평의 한정식집 풍년목장가든(66회, 1회 140만 원대), 부산 서구의 중식당 남궁(48회)처럼, 한 의원이 그 가게의 의원 결제를 사실상 전부 차지한 사례가 전국에 흩어져 있다. 가격대도, 업종도, 지역도 제각각이다. 공통점은 한 사람의 결제가 유난히 크게 남았다는 것뿐이다.
수라간은 횟수와 점유율이 함께 높다
그중에서도 마포의 수라간은 횟수와 점유율이 동시에 높은 사례다. 5년간 159건의 의원 결제 가운데 158건이 한 사람에게서 나왔다. 1회 단가가 17만 원에 가까우니, 가벼운 커피 한 잔보다는 동석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큰 식사다. 그런데도 의원 결제 기준으로 보면 거의 한 사람에게 집중돼 있다. 소보루가 낮은 단가의 반복이라면, 수라간은 더 높은 단가의 반복이다. 점유율 99.4%는 그 차이를 지운다. 두 경우 모두 한 식당의 의원 결제가 특정 의원에게 몰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목록은 맛집 순례가 아니다. 특정 의원의 결제가 같은 장소에 얼마나 반복됐는지를 보여주는 목록이다. 낮은 단가의 생활형 결제도 있고, 높은 단가의 회의성 결제도 있다. 점유율은 두 사례를 같은 표 안에 놓고, 한 사람에게 쏠린 정도를 비교하게 해준다.
왜 이 숫자가 중요한가
정치자금의 씀씀이는 공개가 원칙이지만, 공개된 자료는 대개 표와 합계로만 남아 누가 어디를 얼마나 반복했는지가 보이지 않는다. 점유율은 그 합계가 가리던 두 가지를 함께 드러낸다. 하나는 한 사람이 같은 장소를 반복해서 썼다는 생활의 흔적이다. 다른 하나는 그 반복이 한 식당의 의원 결제를 100% 가까이 채울 만큼 한 사람에게 쏠려 있었다는 사실이다. 같은 영수증도 따뜻한 습관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들여다볼 가치가 있는 공적 자료가 된다. 우리는 어느 쪽도 미리 재단하지 않고, 점유율이라는 잣대로 반복과 쏠림을 드러냈다.
집계 방법·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하는 정치자금 회계보고(식대, 2020–2024)에서, 한 의원이 같은 상호를 반복 결제한 건을 상호·지역으로 묶어 셌다. ‘점유율’은 한 의원의 최다 결제 횟수(maxMemberVisits)를 그 식당의 전체 의원 결제 건수(count)로 나눈 값이다. 한 건의 결제가 여러 명의 식사일 수 있고, 같은 상호명이라도 지점이 다를 수 있다. 사용처명을 좌표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동명의 다른 가게로 잘못 잡히는 경우가 있어 좌표를 검증해 한 장소로 병합했다. 의원 실명은 표기하지 않는다. 데이터 집계 · 국레이터(kookr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