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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공개 · 2016–2025 추이

의원 재산 평균이 출렁인 이유 — 시장이 아니라 총선이다

의원 평균 순자산을 10년치 쌓아 그래프로 그리면, 곡선이 주식 차트처럼 오르락내리락한다. 2016년 38억대에서 2020년 28억대로 푹 꺼졌다가, 2025년 다시 35억대로 돌아왔다. 시장이 출렁인 결과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렇게 읽으면 정반대로 틀린다. 이 곡선을 흔든 건 시세가 아니라 4년마다 돌아오는 총선이고, 정작 진짜 움직임은 평균이 아니라 그 아래에 깔린 자산에 있다.

먼저, 평균 곡선이 그리는 출렁임

국회의원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는 매년 보유 재산을 신고하고,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를 관보로 공개한다. 토지·건물 같은 부동산, 예금·주식 같은 금융자산, 그리고 채무를 더하고 빼면 한 사람의 순자산이 나온다. 이 신고 내역을 의원 전체로 평균 내 연도별로 늘어놓은 것이 아래 곡선이다.

20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025
의원 평균 순자산 추이 · 약 38.3억(2016) → 28.5억(2020 골짜기) → 35.2억(2025) · 출처 공직자 재산공개(공직자윤리위원회·관보)

수치로 짚으면 38.3억(2016) → 28.5억(2020) → 35.2억(2025)이다. 2020년에 거의 10억 가까이 꺼진 깊은 골짜기가 한눈에 보인다. 그래프만 보면 그해 의원들의 살림이 한꺼번에 쪼그라든 것처럼 읽힌다. 하지만 이 골짜기를 두고 ‘의원들이 가난해졌다’고 읽는 순간, 데이터를 정반대로 오독하게 된다.

변곡점 2020년 — 시장이 아니라 사람의 교체

2020년의 골짜기에는 분명한 외부 사건이 겹쳐 있다. 그해는 21대 총선이 있었고, 재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초선들이 대거 입성했다. 평균이 내려간 건 기존 의원이 무언가를 잃어서가 아니라, 명부에 새 이름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평균이라는 지표는 ‘같은 사람들이 얼마나 변했는가’가 아니라 ‘지금 명부에 누가 올라 있는가’를 비춘다. 그래서 사람이 바뀌면 곡선도 출렁인다.

같은 골짜기는 2016년·2024년 총선 직후에도 어김없이 파인다. 4년 주기로 곡선이 가라앉았다가 임기 중반으로 갈수록 다시 차오르는 톱니 모양은, 시세의 등락이 아니라 선거 주기 그 자체의 자국이다. 평균을 끌어내리는 건 시세가 아니라 사람의 교체다.

평균이 떨어진 해에도 의원들이 가난해진 건 아니다. 총선이 사람을 바꿨을 뿐이다.

같은 10년, 강남 부동산은 어떻게 움직였나

그렇다면 자산 자체는 어디로 갔을까. 평균이라는 출렁이는 렌즈를 내려놓고, 한 자리에 고정된 자산을 따라가 보면 방향이 사뭇 다르게 보인다. 의원 재산에서 가장 큰 덩어리는 부동산이고, 그중에서도 신고가액 1위는 줄곧 강남구다. 의원들이 강남에 신고한 부동산 가액을 연도별로 합산하면 아래 곡선이 나온다.

20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025
의원 강남구 부동산 신고가액 합계 추이(억) · 546(2016) → 581(2023 저점) → 981(2025) · 출처 공직자 재산공개 부동산 항목 집계(kookrator)

합계는 2016년 546억에서 2025년 981억으로, 10년 동안 약 1.8배가 됐다. 큰 흐름은 위를 향한다. 우리가 익히 아는 강남 집값 곡선과 닮은꼴이다. 평균 순자산이 골짜기를 파던 2020년에도 강남 가액은 671억으로 전년 수준을 지켰고, 평균이 다시 차오르는 2024~2025년에는 884억·981억으로 가파르게 뛰었다. 의원 재산은 대체로 ‘버는’ 게 아니라, 가지고 있던 부동산이 알아서 오르는 구조에 가깝다. 곳간을 채운 건 근면한 투자라기보다, 가만히 쥐고 있던 강남 부동산의 상승분이다.

그래도 ‘줄곧 우상향’이라 단정할 수 없는 이유

다만 이 두 번째 곡선도 곧이곧대로 ‘10년 연속 우상향’이라 못 박을 수는 없다. 두 가지 교란요인을 정직하게 분리해야 한다. 첫째, 금리다. 2022~2023년 금리가 뛰자 강남 가액 합계도 722억에서 581억으로 뒷걸음쳤다. 2023년의 581억은 오히려 2018년의 617억보다 낮다. 시세가 빠지면 신고가액도 함께 빠진다는 뜻이다.

둘째, 이 곡선 역시 사람의 교체를 완전히 벗어나진 못한다. 강남에 부동산을 신고한 의원 수 자체가 2020년 총선을 거치며 50명대에서 37명대로 줄었다. 즉 2020년 전과 후는 사실상 다른 국회의 신고를 잇대 본 것이라, 한 줄로 이은 곡선에는 시계열 단절이 숨어 있다. 가액 합계가 오른 데에는 집값 상승분과 함께 ‘누가 강남을 신고하느냐’의 변화도 섞여 있다. 그래서 이 곡선을 ‘개별 의원의 자산이 매년 불었다’로 직역하면 또 한 번 오독이다. 정확히는 ‘강남이라는 자산 자체의 평가액이, 부침을 동반하며 10년에 걸쳐 약 1.8배가 됐다’가 맞다.

곡선을 흔든 건 시세가 아니라 명부의 교체다

두 곡선이 다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하나로 모인다. 무엇을 추적하느냐. 평균 순자산은 총선마다 구성이 바뀌니 ‘지금 누가 의원인가’를 함께 담고, 강남 부동산처럼 자산 항목을 고정해 추적하면 곡선의 결이 달라진다. 둘 다 같은 재산공개에서 나오지만, 하나는 사람의 명부를, 다른 하나는 자산의 평가액을 비춘다. 같은 데이터라도 무엇을 세로축에 두느냐에 따라 정반대의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의원 평균 재산이 늘었다·줄었다’는 뉴스는 절반만 맞다. 평균의 출렁임은 시세가 아니라 선거 주기를 측정한 것이고, 자산의 상승은 행동이 아니라 보유한 부동산의 평가액 변화를 측정한 것이다. 평균의 출렁임과 자산의 흐름을 한 덩어리로 섞어 읽는 순간, 데이터는 거짓을 말하기 시작한다.평균을 의심하라 — 진짜 이야기는 출렁이는 평균이 아니라, 그 아래에서 조용히 부피를 키운 자산에 있다.

왜 중요한가

공직자 재산공개는 권력과 부의 관계를 시민이 감시하라고 만든 제도다. 그런데 그 자료가 ‘평균이 올랐다/내렸다’라는 한 줄로만 소비되면, 제도의 취지는 오히려 흐려진다. 평균의 출렁임을 시장 탓으로 돌리는 순간, 정작 따져야 할 질문 — 누가 어떤 자산을 쥐고 있고, 그 자산이 제 손을 거의 떠나지 않은 채 얼마나 불었는가 — 이 가려지기 때문이다. 평균이라는 한 숫자를 의심하고 그 아래 항목을 따로 떼어 보는 일은, 공개된 데이터를 제대로 읽어 감시의 본래 목적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집계 방법·출처 ·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로 공개하는 공직자 재산공개를 토대로 했다. 평균 순자산은 별도 집계 수치로, 총선 때마다 의원 구성이 바뀌어 연도 간 단순 비교에 한계가 있다. 강남 부동산은 재산공개의 부동산 항목 가액을 강남구 기준으로 연도별 합산한 값으로, 공시가 등 신고 기준이라 실거래가와 다를 수 있다. 특히 2020년 총선을 거치며 강남을 신고한 의원 수가 50명대에서 37명대로 줄어, 2020년 전후는 사실상 다른 국회의 신고를 이은 것이라 시계열이 단절돼 있다. 신고는 매년 말 스냅샷이며, 수치는 특정 의원이 아니라 전체·지역 단위 집계다. 데이터 집계 · 국레이터(kookr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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