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재산공개 · 2025 기준 · 정당별 1인 평균

의원 평균 재산 35.2억 — 평균 뒤에 남는 정당별 격차

‘국회의원 평균 재산 35억’ — 해마다 이맘때면 반복되는 헤드라인이다. 이 숫자는 맞지만, 혼자서는 충분하지 않다. 2025년 국회의원 282명의 평균 순자산은 35.2억 원이고, 정당으로 나누면 국민의힘 평균이 더불어민주당의 두 배를 넘는다. 다만 그 평균에는 1,257억 원을 신고한 한 명의 영향이 크게 들어 있다. 그렇다고 그 한 명을 빼면 격차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평균이 보여주는 것과 가리는 것을 함께 봐야 한다.

재산공개는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가리는가

공직자 재산공개는 1993년 공직자윤리법 개정으로 도입된 제도다. 일정 직급 이상의 공직자와 국회의원은 본인과 직계가족의 재산을 해마다 관보에 공개해야 한다. 부동산·예금·증권·채권·자동차 같은 자산을 모두 더하고, 거기서 채무를 빼면 한 사람의 순자산이 나온다. 의원 개개인의 살림을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공식 창이다.

문제는 이 창을 통과한 숫자가 거의 언제나 ‘평균’ 한 줄로 요약된다는 점이다. 평균은 모든 값을 더해 머릿수로 나눈 값이라, 한쪽 끝에 거대한 값이 하나만 있어도 전체가 함께 올라간다. 재산처럼 한쪽으로 길게 꼬리가 늘어진 분포에서 평균은 ‘가운데 사람’보다 ‘맨 끝 사람’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래서 같은 데이터라도 평균으로 보느냐 중앙값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

정당별로 가르면 두 배가 넘는다

재산공개 · 정당별 1인 순자산 (2025)
정당인원평균중앙값
국민의힘10559.7억23.6억
더불어민주당15621.5억15.6억
조국혁신당1121.2억14.7억
진보당44.0억-
그 외·무소속66.7억-
전체28235.2억17.7억
출처 · 공직자 재산공개(2025) 항목별 집계. 국회의원 282명, 순자산 = 신고 자산 합계 − 채무

국민의힘 평균 59.7억은 더불어민주당(21.5억)의 2.78배다. 조국혁신당(21.2억)은 민주당과 비슷하고, 진보당(4.0억)·그 외·무소속(6.7억)은 한참 아래다. 표만 보면 결론은 단순해 보인다 — 보수 정당 의원이 두세 배 더 부유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평균 하나만으로는 이 차이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먼저 평균을 밀어 올린 값을 따로 봐야 한다.

평균의 함정 — 한 명이 만든 착시

국민의힘 평균을 이렇게까지 끌어올린 건 사실상 최고액 신고자 한 명이다. 그의 신고 순자산은 1,257억 원으로, 2위(548억)의 두 배가 넘는다. 105명이 평균을 나눠 가질 때, 이 한 사람의 1,257억은 나머지 104명의 평균에도 함께 반영된다. 단순 산수로도 한 명의 초과분이 1인당 평균을 10억 넘게 밀어 올린다. 이때 평균은 보통 의원의 재산 규모보다 최상단 한 사람의 영향을 더 크게 담게 된다.

이것이 평균이라는 통계의 구조적 약점이다. 재산 분포는 대칭이 아니다. 아래쪽은 0 근처에서 막히지만, 위쪽은 천억 단위까지 열려 있다. 이렇게 한쪽으로 꼬리가 긴 분포에서는 극단값 하나가 평균을 크게 바꾼다. ‘평균 재산’ 헤드라인이 매년 직관과 어긋나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숫자는 다수의 생활감보다 분포의 최상단을 더 많이 반영한다.

그래서 그를 빼 봤다 — 그래도 두 배

최고액자 한 명을 빼면 국민의힘 평균은 59.7억에서 48.2억으로 내려앉는다. 그래도 여전히 민주당의 두 배가 넘는다.
아웃라이어를 빼도 남는 격차 · 국민의힘 vs 더불어민주당
기준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배율
평균 (최고액자 포함)59.7억21.5억2.78배
평균 (최고액자 제외)48.2억21.5억2.24배
중앙값23.6억15.6억1.51배
중앙값은 최고·최저값에 휘둘리지 않는 ‘가운데 사람’의 재산이다

가장 흔한 반박은 이것이다 — “1,257억짜리 한 명이 평균을 왜곡했을 뿐, 빼고 보면 별 차이 없을 것”. 그래서 실제로 빼 봤다. 그 한 명을 제외하면 국민의힘 평균은 48.2억으로 11억 넘게 내려앉는다. 평균이 한 명의 값에 크게 반응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격차는 2.78배에서 2.24배로 줄었을 뿐, 여전히 두 배가 넘는다. 한 명을 빼는 것만으로는 격차가 사라지지 않는다.

중앙값으로 봐도 격차는 남는다

평균을 더 조심스럽게 읽으려면 극단값에 덜 흔들리는 잣대가 필요하다 — 중앙값이다. 중앙값은 모든 의원을 재산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확히 한가운데 선 사람의 재산이다. 1,257억이 한 명이든 두 명이든, 가운데 사람의 자리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렇게 본 국민의힘 의원의 가운데 사람은 23.6억, 더불어민주당은 15.6억으로 1.5배 차이가 난다. 평균이 한 명 때문에 부풀려진 것은 분명하지만, 격차 자체는 아웃라이어를 걷어내도 남는다.‘한 명이 만든 착시’로만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한 명이 아니라 상위 분포 전체다

한 명이 아니다 · 상위 부자 의원의 정당 쏠림
구분
순자산 상위 20명 중 국민의힘16명
같은 20명 중 더불어민주당4명
국민의힘 평균 (상위 3명 제외)40.1억
국민의힘 평균 (상위 5명 제외)34.8억
국민의힘 부자 상위 5명을 통째로 빼도 평균(34.8억)은 민주당(21.5억)보다 높다

왜 중앙값으로도 격차가 남는지는 상위권 명단이 설명한다. 순자산 상위 20명 중 16명이 국민의힘이고, 더불어민주당은 4명뿐이다. 최고액자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 꼭대기를 채운 것이다. 그래서 국민의힘 평균에서 부자 순으로 상위 3명을 빼도 40.1억, 5명을 빼도 34.8억이다. 한 명을 빼든 다섯 명을 빼든, 더불어민주당 평균(21.5억)보다 위에 있다. 격차는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상위 분포 전체의 문제인 셈이다.

이 쏠림은 자산의 종류에서도 비친다. 본 사이트가 별도로 집계한 재산공개 카테고리 데이터를 보면, 의원들의 부동산이 가장 많이 몰린 고가 자치구에서 정당 분포가 갈린다. 서초구에 부동산을 신고한 의원은 국민의힘 21명·더불어민주당 15명, 강남구는 국민의힘 20명·더불어민주당 9명, 용산구는 국민의힘 12명·더불어민주당 8명으로 상위 가격대 자치구일수록 국민의힘 비중이 높다. 순자산 격차가 어느 한 항목의 우연이 아니라, 자산이 쌓이는 입지 자체에 정당색이 입혀져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왜 중요한가 — 사람이 아니라 분포를 읽어야 하는 이유

이 격차를 어떻게 읽느냐는 단순한 흥밋거리가 아니다. 매년 ‘평균 35억’이라는 한 줄이 그대로 헤드라인이 되어 유통되는 동안, 두 개의 사실이 동시에 흐려진다. 하나는 보통 의원의 재산 규모가 그 평균과 꽤 멀리 있다는 점이다. 전체 중앙값은 17.7억으로, ‘35억’의 절반에 가깝다. 평균만 보고 ‘국회의원은 다 비슷하게 부자’라고 결론짓는 것은 분포의 최상단을 전체처럼 읽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그 착시를 걷어내고 중앙값으로 봐도 정당 사이엔 또렷한 격차가 남는다는 사실이다. 평균이 과장됐다는 이유로 격차 자체를 부정하는 것 역시 데이터가 허락하지 않는다.

결국 이 숫자가 가리키는 것은 특정 개인의 부도, 한 정당에 대한 도덕적 평가도 아니다. 어떤 배경과 자산을 가진 사람들이 어느 정당의 이름으로 의회에 들어오는가 — 대의기관의 구성이 사회 전체의 자산 분포와 얼마나 닮았고 또 얼마나 어긋나 있는가다. 평균이라는 한 단어를 의심하고 그 속을 들여다볼 때에야, 숫자는 비로소 진짜 이야기를 시작한다.

집계 방법 · 출처 — 공직자 재산공개(2025) 항목별 데이터에서 의원별로 신고 자산을 모두 더하고 채무를 뺀 순자산이다. 고지거부 항목은 금액이 없어 0으로 처리된다. 대상은 의원명부에 매핑된 국회의원 282명이며, 군소정당·무소속은 ‘그 외’로 묶었다. 재산 신고는 매년 말 스냅샷이며 부동산은 공시가 기준이라 실거래가와 다를 수 있다. 본 글의 1인당 총 순자산 수치는 공직자 재산공개(관보·공직윤리시스템)를 기준으로 한 별도 집계로, 본 사이트 trend 카테고리(부동산·증권 등 항목별) 집계와는 산출 단위가 다르다. 언론에 보도되는 재산 총액과도 집계 출처·방식이 달라 절대값이 차이날 수 있다. 본문에 인용한 부동산 자치구별 정당 분포는 trend 집계의 맥락 수치다. 데이터 집계 · 국레이터(kookrator).

이어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