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식대라도 횟수로 볼 때와 금액으로 볼 때는 다른 장면이 보인다. 공개된 정치자금 지출내역에서 식당별 결제 금액을 합산했더니, 1위 화담 한 곳에만 2.50억원이 기록됐다. 상위 10곳은 모두 여의도에 있었다. 이 순위는 많이 들른 식당이 아니라, 정치자금 식대가 가장 크게 결제된 장소를 보여준다.
왜 ‘결제 금액’으로 보는가
국회의원은 받은 정치자금의 씀씀이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회계보고하고, 그 지출내역은 공개된다. 그 안에는 간담회·식사 명목의 식대가 있다. 같은 식대 데이터라도 어떤 잣대로 줄을 세우느냐에 따라 보이는 풍경이 달라진다. 우리는 이번엔 결제 금액을 택했다. ‘여의도에서 정치자금 식대가 가장 크게 결제된 곳은 어디인가’라는 직설적인 질문에 곧장 답하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금액은 한 장소에서 처리된 지출의 규모를 보여준다. 집계는 지도의 메인 토글과 동일하게 음식점과 주점을 한데 묶어 사용처(식당)별로 합산했다. 전체 식대 결제는 5만 건(51,040건)이 넘고 그 합계는 79.5억원에 이르는데, 9,315곳에 흩어진 그 79.5억 가운데 금액이 가장 컸던 열 곳을 추렸다.
결제 금액이 가장 컸던 열 곳
1위 화담에는 식대만 2.50억원이 결제됐다. 2위 남도마루(2.25억), 3위 가시리(2.17억)까지가 2억원을 넘겼고, 그 아래로 동해도한한(1.92억)·차이나프로(1.58억)·싱카이(1.57억)·대방골(1.32억)·이즈미(1.30억)·이도식당(1.21억)·다원(1.17억)이 잇는다. 1위와 10위의 격차는 2.14배다. 같은 상위권 안에서도 화담은 다른 식당보다 한 단계 더 큰 금액을 기록했다.
화담·남도마루·가시리, 2억원을 넘긴 세 곳의 합만 6.92억원이다. 9,315곳의 식당당 평균 결제 금액이 85만원 남짓인 것을 떠올리면, 화담 한 곳의 2.50억원은 평균의 약 293배에 이른다. 4위 동해도한한(1.92억)부터 10위 다원(1.17억)까지의 일곱 곳은 1억원대에 모여 있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최상위 몇 곳이 먼저 튀어나오고, 그 아래에 1억원대 식당들이 조밀하게 따라붙는 구조다.
업종은 달라도 주소는 같다
업종은 일식·한식·중식·회로 제각각이지만, 주소는 한 동네다. 상위 10곳이 모두 영등포구, 그것도 국회대로·은행로·여의공원로처럼 국회의사당에서 걸어 닿는 여의도 반경에 몰려 있다. 금액 상위권에는 일식(화담·동해도·이즈미)과 회(남도마루), 중식(차이나프로·싱카이)이 여럿 들어간다. 룸을 잡고 코스를 받는 식사 자리와 잘 맞는 업종들이다. 금액 순위는 빠른 점심집보다, 여러 사람이 앉아 한 번에 큰 금액을 결제하기 쉬운 식당을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업종 이름은 달라도 금액 상위권이 말하는 조건은 비슷하다. 일식·회·중식 코스는 일품요리 한 그릇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앉아 정해진 차림을 받는 형식에 가깝고, 그래서 한 번의 결제 금액이 커지기 쉽다. 국회대로 800번지 한 건물 주소에 화담과 대방골이 함께 잡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의사당과 가까운 위치, 예약 가능한 자리, 단체 식사에 맞는 메뉴가 금액 순위의 상단을 만든다.
몇 곳이 합계를 떠받치나
79.5억원이 9,315곳에 고르게 퍼져 있는 것은 아니다. 상위 열 곳의 합은 17.0억원으로 전체 식대의 5분의 1(21.4%)이고, 상위 50곳이면 절반(49.3%), 상위 100곳이면 60.5%에 이른다. 9,315곳 가운데 0.5%에 불과한 상위 50곳이 전체 식대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는 뜻이다.
금액이 1억원을 넘긴 식당은 단 14곳인데, 이 열네 곳이 전체 식대의 26.8%를 차지한다. 반대로 9,315곳 중 9,212곳은 식당당 합계가 1천만원에 못 미쳐, 이 절대다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합쳐도 39.1%에 그친다. 정치자금 식대는 수많은 식당에 넓게 흩어져 있으면서도, 금액으로 보면 여의도 몇몇 식당에 강하게 집중된다.
금액으로 그린 여의도 지도
왜 식당 결제 금액까지 들여다보는가. 정치자금의 씀씀이는 공개가 원칙이지만, 공개된 자료는 대개 표와 합계로만 남아 그 안의 결이 잘 보이지 않는다. 사용처를 한 곳씩 좌표에 올려 금액으로 줄 세우면, 합계표가 가리던 풍경이 드러난다. 화담의 2.50억을 시작으로 한 상위권이 모두 국회 앞 몇 백 미터 안에 있고, 그 식당들이 단체 식사와 큰 결제에 어울리는 업종이라는 사실이다. 79.5억원이라는 총액 한 줄로는 보이지 않던 것이, 식당별 금액 순위에서는 더 구체적인 지도가 된다.
집계 방법·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하는 정치자금 회계보고(지출내역)의 식대를 사용처별로 모아, 지도 메인 토글과 동일하게 음식점·주점을 한 범주로 묶어 합산했다. 사용처명을 좌표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동명의 다른 가게로 잘못 잡히는 경우가 있어 좌표를 검증해 한 장소로 병합했다. 결제 시점의 스냅샷이며, 순위는 집계된 식당을 가리킬 뿐 특정 의원을 지목하지 않는다. 데이터 집계 · 국레이터(kookrator).